디지텍시스템스 피해자들 손배소송

2014-03-10 11:03:46 게재

법무법인 한누리 "분식회계 회사, 부실감사 외부감사인 상대 소송제기"

회사자금을 횡령하면서 그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자행한 혐의로 최근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디지텍시스템스에 대해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진행될 예정이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3월 말일까지 디지텍시스템스 분식회계의 피해자들을 모아 다음 달 중순 경 회사 측에 대해서는 분식회계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외부감사인인 삼덕회계법인에 대해서는 부실감사에 따른 손해배상소송을 각각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디지텍시스템스는 휴대폰 단말기 등에 사용되는 터치스크린 등을 개발·제조업체로 지난 2007년에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2009년과 2010년 연속 수출 3천만 불 탑을 수상할 정도로 내실과 기술력이 탄탄한 기업이었다. 그러다 지난 2012년 2월에 자매회사 지와이테크에 의해 인수됐다. 그런데 이들은 자본 없이 회사를 인수한 뒤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지난 9일 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한누리에 따르면 이들은 본인 자본 없이 디지텍시스템스를 인수하면서 지와이테크의 이름만 빌렸고, 그 동안 사채업자 등이 회사자금 횡령, 사기대출, 최대주주 허위공시, 분식회계 등의 많은 불법을 자행하였음이 밝혀졌다. 특히 최근 증권선물위원회 감리 결과 디지텍시스템스는 허위로 원재료 구매계약을 맺고, 거래명세서 등의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는 방법으로 매출 및 매출채권을 허위 계상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실제 갖고 있지도 않은 기계장치들을 장부에 기입하는 방식 등 유형자산을 거짓으로 계상해 2012년도 재무제표 작성 시 약 500억원의 분식을 저질렀다. 그런데도 외부감사인인 삼덕회계법인은 이에 관한 감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결국 디지텍시스템스는 지난달 12일 주식매매거래가 정지되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여부에 관한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일 공시를 통해 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을 오는 26일까지 연장한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회계처리위반 발생 및 생산중단 공시와 관련해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사 중에 있다"며 "실질심사 대상여부 결정을 위한 추가조사 필요성 등을 감안해 조사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한누리는 "이번 분식회계 피해자는 분식회계가 시작된 2012년 사업보고서가 공시된 지난해 4월 2일 이후 주식을 매수했다 손실을 본 주주라 할 수 있다"며 "소액주주수와 주가 추이 등에 비추어 보면 주주 수는 최소 2만 명, 그들의 피해액은 약 94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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