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코너】비상장기업 홍보믿고 투자낭패 / 허위자료 판명땐 손배청구 가능

   조회수. 16051
등록일. 2004.08.13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사는 김갑동씨는 약 1년 전 비상장기업인 ㅅ정보통신이 보내 준 회사 홍보자료를 읽어 본 뒤 주식 1천주를 대표이사 겸 대주주로부터 주당 2만원에 취득했다. 홍보자료에는 곧 코스닥에 등록할 것이라는 내용과 함께 독자개발한 신기술도 상용화할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그런데 1년이 지나도록 코스닥에 등록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신기술 상용화도 진전이 없었다. 김씨는 결국 이 주식을 장외에서 주당 1만원에 팔았다. 약 1천만원의 손실을 본 셈이다. 이 경우 김씨는 매도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최근 들어 비상장회사의 주식이 인터넷을 통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대주주가 비공식적으로 물량을 매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 가끔 허황된 내용의 부실 홍보자료를 배포하는 회사가 있다. 이에 따라 부실한 자료를 믿고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김씨는 어떤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민법의 일반원칙에 따라 고의로 속였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일까? 아니다. 증권거래법은 주로 상장주식을 다루지만, 비상장주식을 포함한 모든 유가증권의 거래와 관련한 기만행위를 규제하는 특별규정이 있다.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 제4항은, 유가증권의 매매와 관련해 중요 사항을 허위로 표시하거나 필요한 사실을 누락한 문서를 이용해 타인에게 오해를 유발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얻고자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또 이런 행위로 인해 투자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김씨의 경우 부실한 홍보자료로 손해를 입었으므로 증권거래법에 따라 ㅅ정보통신 대표이사한테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이 조항을 잘 활용하면 모든 유가증권 거래와 관련한 피해를 구제받는 데 유익하다.

한겨레 99. 12. 6.
김주영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