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재정환수법, 명실상부한 ‘한국판 링컨법’으로 거듭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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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1.10.26   


공공재정환수법 개정안 입법예고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8일 ‘공공재정 부정청구 금지 및 부정이익 환수 등에 관한 법률(약칭 “공공재정환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현행 공공재정환수법상 금지되는 ‘부정청구등’의 범주에는 공공재정지급금(법령 또는 자치법규에 따라 공공재정에서 제공되는 보조금ㆍ보상금ㆍ출연금이나 그 밖에 상당한 반대급부를 받지 아니하고 제공되는 금품)의 허위청구, 과다청구, 목적외 사용 또는 오지급 만이 포함되어 있고, 방위사업, 토목공사 등 대규모 공공재정이 투입되는 “계약관계”에서의 부정청구는 제외되어 있다. 국가연구비를 빼돌린다든지 유아교육기관 보조금을 부당 사용한다던지 하는 경우는 부정청구의 범위에 해당되지만 지자체가 발주한 관급공사에서 담합을 해서 정상가보다 높은 가액으로 공사를 수주해 공사비를 챙긴 경우에는 부정청구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개정 법률안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및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사항과 그에 준하는 계약관계에서 입찰담합, 서류위변조 등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공공기관과 계약을 체결하거나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부실ㆍ조잡 또는 부당ㆍ부정하게 이행하는 행위를 부정청구의 범위에 포함시키게 되었다.


계약관계에서의 부정청구시 손해배상특칙조항도 신설


개정안은 계약 관계에서 부정수익자가 같은 목에 따른 행위로 공공재정에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발생한 손해액을 기준으로 2배 이상 5배 이하의 범위 내에서 배상책임을 지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개정안은 다만, 부정수익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도록 규정하였으며, 법원은 배상액을 정할 때, 고의 또는 손해 발생의 우려를 인식한 정도, 부정청구 등으로 인한 공공재정의 피해 규모, 부정청구등으로 인하여 부정수익자가 취득한 경제적 이익, 부정청구등에 따른 벌금 및 과징금, 부정청구등의 기간ㆍ횟수, 부정수익자의 재산상태 등을 고려하도록 명시하였다. 아울러 개정안은 계약관계로 인한 부정청구에 따라 지급받은 손해배상액도 공익신고자에게 지급할 보상금의 대상에 포함시켰다. 따라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계약관계에서의 부정청구에 대한 공익신고자는 실제로 공공기관이 환수한 손해배상액의 30% 범위내에서 최대 30억원까지의 포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명실상부한 한국판 링컨법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지난 해 1월부터 시행된 공공재정환수법은 당초 ‘링컨법’이라고도 불리우는 미국의 ‘부정청구금지법 (False Claims Act)’을 본 떠 만든 법률이다. 미국은 링컨 대통령시절인 1863년 남북전쟁 당시 연방보급품 구매 과정에서 군수품 업자들의 사기가 만연하자 이를 저지할 목적으로 ‘부정청구금지법 (False Claims Act)’을 제정했다. 공공재정환수법은 부정한 방법으로 국가 재정을 축낼 경우 해당 금액을 모두 환수할 수 있도록 하고 공익제보자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내부고발을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나랏돈’을 눈먼 돈 인양 취급하는 폐단을 시정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처벌이나 환수조치의 대상이 되는 ‘부정청구’가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상 보조금이나 국가재정법상 출연금 등으로 한정되어 있어 공공재정의 건전성 및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하는 입법목적 달성이 곤란하다는 지적이 있어왔다(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5261342375327). 반면 미국의 부정청구금지법은 ‘부정청구’의 개념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관한 내부고발에 대해서 한도가 없는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공공재정환수법이 이번 개정을 계기로 명실상부한 한국판 링컨법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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